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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백자의 일상, 유성요 개인전 ‘刘星 백자전’ (차와 문화)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달라지며 나를 위하는 시간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고, 리추얼ritual이라는 단어도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 항상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과 같은 일, 이런 리추얼하는 행위에 차와 향을 빼놓을 수가 없다. 온전히 나를 위한 차를 준비하고 계절의 꽃을 두고, 향 하나를 사르며 세상으로부터 나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습관을 만들어 평정을 찾는 시간에 유성요의 백자를 제안한다. 유성요 유성 작가는 숨어있는 고수이다. 15세부터 시작한 도예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지만, 그에 관한 이야기를 찾기는 쉽지 않다. 안성에서의 작업 이외에 외부 일정을 하지 않는 유성 작가의 이번 전시가 첫 개인전이라는 것도 그 이유이며, 그래서 이번 작가의 첫 나들이가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도예고등학교에서 분청을 배우고 있던 어느 날, 경복궁에서 ‘달항아리전’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백자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살고 있다. 그렇다고 옛것을 복원하는 것은 아니다. 고졸한 맛을 살리기보다는 옛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감성을 살리려고 했다. 그렇게 백자로 들어서면서 차도구를 시작하여 20대 후반 그는 ‘유성요’로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스스로의 바탕을 알고 밑바닥부터 풀어 온 그의 지나온 시간이 그대로 섬세한 작품에 묻어난다. 다양한 디자인과 섬세하고 단정한 선은 아마도 대목장을 했던 아버지의 유전적인 특징을 물려받은 것이 아닐까 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백자 소반은 이런 작가의 특징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다양한 화기와 차도구, 작가가 사랑하는 동물의 모습이 투영된 개완과 향꽂이, 대형 오브제도 선보일 예정이다.

두 번의 거친 불길에 살아남아야 하고, 그 불길 속에서 단 한 점의 티끌도 허용하지 않는 백자의 다양한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유성요의 첫 개인전은 갤러리 일지에서 오는 27일부터 2월 12일까지 진행되며, 오후 12시부터 7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 기간 동안 유성요의 화기에 계절의 꽃을 담는 워크샵이 2월 5일에 있으며, 작가와의 만남이 예정 되어 있다. 김기주 기자 kimkj@knewscor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