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牧之의 ‘류리문방琉璃文房’



중국 류리 공예의 아취를 담은 牧之의 ‘류리문방琉璃文房’

 

선인들의 서재는 격조가 꽤 높은 편이다. 웅장하고 화려함을 구하지는 않으나 속되지 않고 고아해야 하며 기물은 재질과 양식, 크기, 작가, 사용도에 따라 쓰임을 나눈다. 예술품 완상의 심성을 버릴 수도 없으며 기물의 정교하고 우아함은 더욱 버릴 수가 없다. 그 중 문방사보文房四宝라는 것은 필먹지연笔墨纸砚 이 네 가지만 뜻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맑게 하는 문인들의 공간에 아취雅趣의 모음을 말한다. 명대 문진형文震亨의 《장물지长物志》의 기물편에서 ‘화병기가, 금슬탁좌, 로합저병, 다석배잔, 상석납대, 단선념주, 수장불진’ 등을 볼 수 있다.

 

牧之의 ‘류리문방琉璃文房’은 2012년에 설립하여 전통을 이은 문인 아취의 향도구, 화기, 다기, 문방 등 류리 기물을 제작한다. 류리의 특징은 훤한 통투함이다. 삼천 년 역사를 지닌 중국의 류리 공예를 이어가는 ‘류리문방’은 고풍스러운 주조법에 따라 엄격히 수작업의 과정을 지키며 기계와 화학 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 수작업 취제 유리 기물은 제련한 원료를 1300도의 온도에서 취관으로 재료를 담아 불고, 고온 상태에서 손으로 형태를 만들어 완성되면 온도를 내린다. 병 밑굽의 불어낸 흔적은 완전히 갈지 않아 수작업이라는 하나의 인증으로 똑같은 제품이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형태를 성형할 때의 동작과 불어낼 때 생긴 기포는 모두 흔적으로 남아 색다른 운치가 있다.

 

문인의 심미审美란 화려하고 사치함보다는 그 수요를 최소화하여 본질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소박하고 청담하고 간결한 경계에 달할 수 있어 바라보는 이의 사고 공간을 최대화 할 수 있다. 이런 단조롭고 소박함은 결코 초라함이 아니다. 생동하고 마음이 이끄는 데로 자연에 유입되고 침전되는 것이다. 무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는 전시 ‘류리문방琉璃文房’은 2월 15일부터 2월 28일까지 안국동 갤러리 일지에서 있으며, 오후 12시부터 7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 기간 동안에 유리 화기에 계절의 꽃을 담는 워크샵이 예정되어 있다.